(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UH-60 '블랙호크' 헬기를 대체할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사업을 국내 주도로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는 기존 헬기의 수직이착륙 능력에 고속 비행과 장거리 운용 능력을 더한 5세대 회전익 항공기다.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유무인 복합체계(MUM-T), 통합 전자전 체계 등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024년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소요 결정을 의결했다. 선행연구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사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2030년대 후반부터 전력화가 추진될 전망이다.
신형 헬기는 육군 항공사령부가 110여 대를 운용 중인 UH-60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UH-60은 1990년대 초반 도입 이후 35년 이상 지나면서 유지비용 상승과 가동률 저하 문제에 직면했다. 연구진은 "기령과 기술 발전 추세를 고려하면 신규 플랫폼을 통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고속헬기의 필요성은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따라 높아지고 있다. 연구진은 사이버, 위성, 육·해·공 자산이 통합되는 전영역작전과 반접근·지역거부 환경에서 기존 헬기를 압도하는 고속·장거리 작전 능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5세대 회전익기는 전투병력을 더 신속하고 안전하게 종심으로 투사할 수 있는 자산으로, 육군의 미래 지상전투체계인 '아미타이거'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신형 헬기 개발의 산업적 의미도 크다. 국내 항공산업은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과 파생형, 소형무장헬기 '미르온'(LAH), KF-21 개발을 통해 체계 개발과 시험평가, 인증, 생산 기반을 축적했다.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2026.5.14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그러나 KF-21이 양산 단계로 전환되고 LAH 개발이 완료된 상황에서 신규 대형 연구개발 사업이 없으면 핵심 설계·엔지니어링 인력 이탈과 생산라인의 가동률 저하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연구진은 "제2의 보라매 사업 규모의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사업이 국내 항공 인프라의 영속성을 보장하고, 5세대 회전익기 기술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재 국내 기술 수준에는 한계가 있다. 국기연의 국방과학기술 수준조사서에 따르면 회전익체계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70% 미만이다. 복합형 회전익 플랫폼 기술은 58%, 터보샤프트엔진 67%, 동력전달기술 63%, 비행제어기술 65%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에 연구진은 성공적 국내 개발을 위해 통합소요기획 대상전력 조기 선정, 미보유 핵심기술 선제 확보, 다부처 협력 국책 사업화를 제언했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항공청 등이 역할을 나눠 공동 참여하는 사업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방산 업체들은 이미 한국의 차기 헬기 개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은 최근 벨 텍스트론과 한국군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 솔루션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협약은 벨 텍스트론이 미 육군과 개발 중인 미국 차세대 수직 이착륙기 기반 플랫폼을 토대로 한국형 차세대 헬기 사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록히드마틴의 헬기사업 자회사 시코르스키도 차세대 고속 중형기동헬기를 한국과 공동개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구진은 "2026년은 대한민국 회전익 항공기·안보 주권의 분수령"이라며 "한국형 차세대 고속 중형 기동헬기 사업은 단순한 노후 헬기 교체 사업이 아니라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향후 30년 명운을 결정지을 국가 전략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출처]=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