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첫 실증

방사성물질과 반도체로 전력 생산...출력성능, 신뢰성 확보

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시제품. 전기연 제공.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시제품. 전기연 제공.

외부 충전이나 태양빛 없이 스스로 전력을 생산하며 수십 년 이상 작동하는 베타전지 상용화 가능성이 입증됐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서재화 박사 연구팀이 윤영준 국립경국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실증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성능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베타전지는 방사성 물질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전자(베타선)를 반도체가 흡수해 전기로 바꾸는 차세대 전원 장치다.

우주나 극지 등 극한 환경에서 날씨와 온도에 상관없이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초장수명 전원’으로 불린다.

기존 베타전지 기술은 전기를 모으는 효율이 낮고, 방사성물질 확보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해 기술 실증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열과 방사선에 훨씬 강한 차세대 소재 ‘탄화규소’를 핵심 소재로 적용하고 반도체 구조의 설계 최적화를 통해 원천 소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실제 베타선 원료인 ‘니켈-63’를 확보하고, 전용 측정 설비를 국내 최초로 구축해 실증을 진행했다.

실증에서 반도체와 방사성물질을 결합해 전력을 생산했으며, 생산된 전력으로 LED 빛을 밝히는 시제품까지 완성했다.

동전형 리튬전지 수준의 아주 적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에서 전지 교체 없이 50년 이상 작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출력 성능도 기존에 보고된 실험 결과보다 6만배 이상 향상됐다.

연구팀은 우주 환경 적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5메가전자볼트급 고에너지 양성자를 전지에 직접 쪼인 결과, 실제 우주 임무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는 신뢰성 열화 데이터를 정량적으로 확보했다.

서재화 박사는 “소자 제작과 측정, 시제품 실증, AI 설계 예측까지 완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우주항공, 방위산업, 원전 및 방사선 안전 감시, 원격 센서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시제품과 실증장비. 전기연 제공.
탄화규소 반도체 기반 베타전지 시제품과 실증장비. 전기연 제공.